[칼럼] 한국일보 젠더살롱 "우리에겐 더 많은 '동의'가 필요해"

총괄관리자
발행일 2023.05.05. 조회수 170
 
#활동가이한의말
 
동의에 대해서 잘 알고,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넵!'과 '넹~'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인간이고 사회생활 아니겠습니까?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라서, 동의를 구하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거 후져'라고 생각하는 인식을 개선하기란 참 쉽지가 않은데요, 이번 젠더살롱은 딱 그 고민과 함께 어떻게 하면 센스있으면서도 매력적인 동의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써봤습니다~ 재밌게 읽고 많이 이야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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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스킨십이 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나요?”
“박력 있게 해요.”
“동의를 구해야겠죠? 그럼 동의는 어떻게 구하면 좋을까요?”
“우우, 찌질해요.”
이 소통이라 부르기 어려운 대화 모습은 내가 교육 현장에서 자주 겪는 현실이다. ... 특히 학교에서 발육이 조금 더 빠른 여성 청소년이 자신의 연애 경험을 근거 삼아 이런 이야기를 할 때면 또래 남성 청소년들의 동공과 함께 가치관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동의를 뛰어넘는 박력 넘치는 남성?
바람직하고 매력적인 남성상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섹시한 남성부터 앞치마만 두르고 근육을 자랑하는 섹시한 남성까지 각양각색이 있다. 그중 자주 이야기되는 매력적인 남성의 모습으로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상대의 동의를 뛰어넘어 시의적절한 필요를 채워주는 모습이 있다.
...하지만 실상 이 남성상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매력의 핵심은 동의 없이 박력이라는 이름의 막무가내로 상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게 아닌, 오히려 섬세하게 상대의 욕구를 파악하고 분위기에 맞춰 동의를 구하고 이끌어 내는 과정에 탁월하다는 데 있다. 즉 이 과정에서 동의는 상대의 감정과 기분, 분위기를 파악하고 다양한 언어, 비언어적 소통으로 늘 자리해 있었지, 한 번도 생략된 적이 없다.
...“내가 요새 이런 문제에 예민해서 그런데, 손잡을래?”라고 물었다.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워하는 대로 그럭저럭 귀여워했고 이 이야기에 분위기 깨진다고 실망한 친구도 없었으니 제법 나쁘지 않은 방법 아니겠냐고, 재주껏 변주해 가서 써보라고 제안한다. 그럼 대부분의 학생들은 야유하며 소름 끼쳐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써먹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 한국일보 젠더살롱은 남함페 이한 활동가가 한국일보에 연재 중인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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