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눈물을 되찾자"

총괄관리자
발행일 2023.05.05. 조회수 68
 
남함페 활동가 이가현 님의 얼룩소 연재글을 공유합니다.
<남자 못 버린 페미니즘> 5화 "눈물을 되찾자"입니다.
전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활동가이가현의글
남자 못버린 페미니즘 5화
: 눈물을 되찾자
 
나는 어릴 때부터 눈물이 많았다. 툭하면 울어서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쟤랑 같이 있으면 우울해진다며 반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조원들하고 같이 색칠공부를 하는데 같은 색을 칠하고 있던 친구가 ‘한 방향으로 색연필을 칠해야 예쁜데 너 때문에 방향이 이리저리 되어서 안 예쁘게 칠해진다’며 짜증을 냈다. 그 때도 나는 색칠하기를 멈추고 훌쩍훌쩍 울었다.
그렇게 감수성이 민감한 아이였던 나는 차츰 자라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 특히 학교에서나 주변의 평가가 나한테 중요한 의미로 자리잡으면서 쉽사리 감정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있을까봐 더 울지 못하게 되었다. 학생 운동을 할 시절에는 여성들에게만 ‘나약하다’거나 ‘징징댄다’고 평가하던 남성선배의 말을 듣고, 나는 감정을 드러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인정받는 운동가가 되려면 오히려 내 주변 남자애들처럼 무뎌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활동을 하면서는 잘 웃지도 않았고 우는 것은 더더욱 사렸다. 어이없는 건 막상 그렇게 웃지 않으니 또 다른 남자선배는 ‘네가 웃지 않으니 후배들이 널 무서워한다’ ‘웃고다녀라’같은 잔소리를 시전했다. 울지는 말고 웃기만 하라니, 그게 무슨 삐에로같은 소리일까?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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